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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F. Nietzsche (1844~1900) 철학서인 이 책을 비문학으로 분류할까하다가, 독일에서도 문학적인 가치로 인해 세계문학파트에서 이 책이 출간되고 있다고 하여 문학으로 포스팅을 하기로 했다. 하긴 위 사진의 민음사에서도 세계문학전집에 속해 있기는 하다. "나는 마키아벨리보다 훨씬 더 나쁜, 악한 책 한 권을 쓰겠다" 중에서. 세상에는 진짜보다 우상들이 더 많다. 이것이 이 세계에 대한 나의 '사악한 시선'이자 나의 '사악한 귀'이다. 여기서 한번 망치를 들고서 의문을 제기해 본다. 중에서. 내 말을 믿어라. 실존의 가장 커다란 결실과 향락을 수확하기 위한 비결은 "위험하게 사는 것"이다. 중에서. 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보여주듯이, 니체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페르시아 현자인 조로아스터교의..

북리뷰/문학반 2020.10.28

한계? 한계!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요즘처럼 제대로 느껴진 적도 없는 듯하다. 분명 꽂히는 느낌들이 있는데, 뭐라고 표현해야 될 지를 모르겠다. 분명 이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어느 순간 내 말은 내가 의도하지 않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말을 하면서도 '이런 의도의 말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 그 말조차도 길을 잃는다. 무안해진다. 그리고 한심해진다. 글도 그렇다. 무언가를 정리하기 위해서 노트에 휘갈겨 놓은 메모들을 보면서, 이걸 왜 이렇게 써놨지? 분명 그것을 써 놓을 당시만 해도, 나름의 그럴듯한 이유가 있는 끄적임이었는데. 그것을 다시 보는 순간에는 이미 빛을 잃었다. 갈 길도 잃었다. 매순간 리셋되는 듯한 기분. 잘 가고는 있는 것인가. 가을이 물..

끄적끄적 2020.10.28

내 마음을 벗어난 시간(2017)

포스터만 보고 무작정 클릭을 해서 보게 된 영화.이게 뭐지 이게 뭐야...세번이나 끊어서 이틀 동안 보면서도 집어던지지 못한 영화. 영화관처럼 편한 의자에 앉아서 봤다면 졸다가 놓쳐버렸을 영화.영화의 끝에서도 이게 뭐야? 이랬던 영화. 한나절을 보내고 나서야...겨우 이거였구나...이거였어...를 외치게 하는 영화. 인간 스스로가 짠해지는 영화. 조지 해몬드(리처드 기어)는 아무도 살지 않는 어떤 빈집의 욕조에서 깨어나게 된다. 인테리어를 하러 온 것인지 철거를 하러 온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그 집에 일하러 오게 된 사람들에 의해서 반강제적으로. 해몬드는 눈을 뜨면서부터 실라라는 여자를 찾지만 그녀는 영화의 끝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해몬드는 수년전부터 노숙자의 생활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현..

무비리뷰 2020.10.26

BJ포그 <습관의 디테일>

TINY HABITS, 위대한 변화를 만드는 사소한 행동 설계 습관의 디테일 나에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위로 받을 수 있었다는 것.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내가 이상한 게 아니구나라는.그리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하면 습관을 들이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 알려줬다는 것이다. 막연히 알고 있던 것을 실천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내가 세운 일정을 하나 공개한다면. '아침마다 일어나면 물을 마셔야지'라는 계획을 수 십 번을 세웠어도 행동이 되지를 않았다. 물마시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고, 왠지 빈속에 마시면 속이 부담스럽다는 느낌적인 것도 있었다. 이 책의 방법에 따르면 접근할 수 있는 행동을 작게 쪼개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바꿔보았다. 일어나자마자 ..

내 친구의 사생활, The Women(2008)

참, 제목 한번...좀 더 생각 좀 하고 만들어줬으면 싶다.하여간, 따듯하고 유쾌한 영화. 잘 나가는 금융계 거물을 남편으로 둔 메리(멕 라이언), 패션 잡지의 편집장으로 성공한 싱글인 실비(아네트 베닝),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임신을 하겠다며 뱃속에 다섯째를 가지고 있는 에디(데브라 메싱), 남자보다 여자를 사랑하는 게 더 낫다는 작가 알렉스(레이다 핀켓 스미스) 이렇게 네 명은 절친이다. 그러던 어느 날, 메리의 남편이 백화점에서 향수를 파는 직원과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자신의 엄마에게 메리는, 남편이 바람났다면서 이런 기분 모르지 않냐고 한다. 그때 엄마가 딸에게 했던 말. "글쎄...배를 한껏 걷어 차인 기분? 심장이 멈춘 것 같은 기분? 아니면 끝없이 추락하는 꿈을 꾸는데 바닥에..

무비리뷰 2020.10.23

스콧 교수의 <인생경제학>

책 표지에 써있는 원제를 보면 The Algebra of Happiness 이다. 행복의 대수학. 행복을 풀어가는 방정식이라고나 할까? 행복하기 위한 방법론이라고 할까? 표지에 써있는 글들은 모두 마케팅 용도다. 그 글귀들에 끌려서 책을 사게 된 나에게는. p. 24만약 그 모든 것을 잘해서 균형을 잡는 것이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천재가 아닌 한 당신은 경제적 안정의 상위단계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커리어를 향한 오르막길의 경사도는 무자비하게도 대학 졸업 후 첫 5년안에 결정된다. 그 길의 경사가 가파르기를 바란다면 청춘을 불사르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노력없이 얻는 것은 없다. 열심히 노력해라. 정말로 열심히 해라. 요즘 '정말로 열심히 하라'라는 ..

북리뷰/경제반 2020.10.22

줄리&줄리아(2009)

외교관인 남편을 따라 프랑스에 온 줄리아(메릴 스트립)는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어하는데,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게 바로 먹는 것! 그래서 명문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에 들어가 요리하는 것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가 제일 하고 싶어하는 건 바로 '요리사 없는 미국여성을 위한 프랑스 요리책'을 쓰는 것. 마침내 그녀는 아주 유명한 프렌치 쉐프가 되고... 말단 공무원으로 일하는 줄리(에이미 아담스)는 지친 일상에서 활력을 찾는 방법이 바로 요리 하는 것. 전설의 프렌치 쉐프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을 보며 365일 동안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하는 계획을 세우고 요리 블로그를 시작한다. 그리고 유명세를 타면서 다양한 제안을 받게 되는데... 줄리&줄리아는 전설의 프렌치 쉐프와 유명 요리 블로거의..

무비리뷰 2020.10.19

제라늄, 너 뿐이었을까.

이 식물의 이름은 벤쿠버 제라늄이다. 제라늄 종류를 키우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모종 주문을 해서 직접 화분에 옮겨 심었다. 햇빛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가운데 부분이 진한 적갈색으로 물이 들어 캐나다의 단풍잎을 떠올리게 해서 이름이 그렇다는데...우리나라 단풍잎을 닮았으면 색이 더 고왔을 것을...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처음 집에 왔을 때는 제대로 색도 예쁘고, 꽃대도 올라와 있었는데...시간이 지나면서 적갈색이 모두 없어지고, 연두빛만 남은 적이 있었다. 꽃은 꽃대에서 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고. 뭐가 문제지? 그래서 열심히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제라늄은 햇빛을 좋아하고 물은 어쩌다 한번 가득...그러나 습기가 중요하다고. 햇빛은 충분한거 같은데...스프레이로 잎에 물을 뿌려주니 어느새 적갈색으로 ..

끄적끄적 2020.10.18

나비잠(2018)

다자이 오사무의 에 매료되어 일본유학을 가게 된 소찬해(김재욱)는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소설가 아야미네 료코(나카야마 미호)를 알게 된다. 찬해는 료코가 잃어버린 만년필을 찾아서 돌려주러 갔다가, 료코의 개 '톤보'를 산책시켜주는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그녀와 가까워진다. 알츠하이머 초기였던 료코는 마지막 작품을 쓰면서, 그 작업을 찬해에게 부탁하게 되고 그들의 잔잔한 사랑은 시작되는데... 점점 상태가 악화되어 가던 료코는 찬해에게 아름다운 기억만 남기고 싶고, 부담이 되는 것이 싫어서 요양원을 선택하게 되고, 그런 료코를 이해못하는 찬해는 무시와 이용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한 여자를 이해해보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그를 소설가로 성공하게 만들고..

무비리뷰 2020.10.18

잊지 말자

"저 사람에게는 있는데 나는 없네"라는 시각으로 보면 삶은 쉽게 초라해지고 가능성은 희박해집니다. 그래서 비교는 오로지 나 자신과만 해야 합니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낫기를, 또 오늘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거죠. 최태성 중에서 고등학교 때 이런 역사 선생님을 만났다면, 난 분명히 사학과를 부전공으로 정외과를 갔을 듯하다. 우리 때는 학력고사 국사25점만 맞으면, 그게 전부인. 암기 과목의 대표 주자가 국사였는데, 그래서 국사 25점 맞으면 역사를 다 안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가지고 자란듯하다. 부끄러뭄을 부끄러운지 모르고 자란 세대. 우리 아이들은 우리와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집의 거실과 부엌 사이에 보드판이 세 개 있다. 일정이 써있기도 하고, 필요한 준비물이 써있기도..

끄적끄적 202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