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227

정현종 <비스듬히>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고도 했을마음이 오늘 것이다 _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에 실려있는 '방문객'이라는 시를 처음 봤을 때, 어쩜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누군가를 마음에 담기 시작할 때, 적어도 이런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면 더 잔잔한 만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쉽게 판단하지 않지 않을까. 아쉬운 시간들이 슬쩍 뇌리 속을 스쳐갔다. 그 여파였는지, 라는 시선집이 나왔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이번에는 무엇이 나를 설레게 할까. 여전히 시인의 시집에는 자필 흔적과 사진..

북리뷰/문학반 2020.10.15

김유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가끔 이런 종류의 책이 필요한 이유는 '어디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는 데 있다. 사실 몰라서 안 하는 경우보다는 알지만 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물론, 알아도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몰라서 못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행동으로 옮긴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해보고, 그게 익숙해지면서 좋은 점을 알게 된다면 누가 뭐라 한들 알아서 하게 될 것이다. 한참 도시건축가 김진애씨에게 빠져있을 때, 그의 글에서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다는 글귀를 봤다. 올빼미형인 나는 새벽형으로 바꿔보겠다고 일찍 일어났는데, 내가 일어나자 작은 아이가 잠을 깨서 거실로 나오는 바람에 나만의 새벽이 아니라 피곤한 하루를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몇 번을 하고 나니 이건 아니다 싶더..

김승호 <돈의 속성>

책을 펼치면 첫장에 이런 글귀가 써있다. 성공으로 가는 위대한 비밀의 규칙은 없다. 성실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허세를 부리지 않고 친절을 베푸는 것과 같은 작은 비밀이 있을 뿐이다. 책에서 가장 와닿는 표현이었다. 이 책은 돈의 다섯 가지 속성과 부자로 살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 네 가지 능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p. 7 돈의 다섯 가지 속성으로, '돈은 인격체다, 규칙적인 수입의 힘, 돈의 각기 다른 성품, 돈의 중력성, 남의 돈에 대한 태도'를 말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능력으로는 '돈을 버는 능력, 모으는 능력, 유지하는 능력, 쓰는 능력'을 다룬다. 그리고 이것을 각기 다른 능력으로 이해하고 각각 다르게 배워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돈은 인격체라는데 공감이 된다. 잠시 여담을..

북리뷰/경제반 2020.10.09

오노코로 신페이 < 관계의 품격>

사람의 가치는 타인과의 관계로서만 측정될 수 있다. - 니체 자신의 마음을 지배하지 못하는 자일수록 타인의 의사를 지배하려고 한다. - 괴테 원제는 人間關係 境界線の上手な引き方로 인간관계 경계선을 잘 긋는 법이다. 그대로 번역했으면 더 와닿았을까? 같은 책, 다른 느낌... 제1장 왜 그 사람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을까? 오노코로 신페이는 인간관계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열쇠로 바운더리의 개념을 얘기한다. 바운더리(boundary)는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선, 즉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자는 의미이다.즉, 다른 사람의 영역에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 동시에 나를 보호하는 것이다. p. 30~31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 관계에 통달했던 한 사업가가 있었다. 그는 늘 사람 사이의 거리를 자동차에 빗대..

레일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

루이즈라는 보모가 아이 두 명을 살해하고, 그 칼로 자기 손목과 목을 그었지만 의식불명상태로 병원에 있다. 그렇게 편안하지 않은 이야기지만, 어쩌면 평범한(?) 이야기로 글은 시작된다. 아이가 죽었다. 이 소설의 첫 문장이고...오늘 어머니가 죽었다. 까뮈의 의 첫 문장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이방인의 뫼르소가 느끼는 것처럼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다. 그냥 상황만 던져놨을 뿐. 모든 것은 읽는 이의 몫이다. 그래서 읽는 이에 따라, 가여운 여인의 하찮은 인생이 빚어내는 단만극으로 처리될 수도 있고... 인생의 공포와 두려움이 만들어 내는 선택의 삶이 누구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그러나 반복할 수 없는 삶이기에, 만약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이라는 애절한 질문들의 반복속에서 한참을 서성거리게 될 ..

북리뷰/문학반 2020.10.01

아멜리 노통브 <푸른 수염>

의 작가, 최근에는 섹시한 안젤리나 졸리가 제대로 멋지게 나온 의 원작자...샤를 페로!!!그의 이라는 동화에서 이야기를 끌어와 아멜리 노통브다운 그녀의 화법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심각한 상황에서 소리내어 웃게 되는 책. 핑퐁게임처럼 주고받는 대화가 황당한데 재미있다. 벨기에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불어를 다시 공부하고 싶게 만든다. 그녀와 대화해보고 싶다!!! 돈 엘레미리오(44세)는 에스파냐 귀족으로 20년째 집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 파리7구에 호화로운 저택에 살면서 월세광고를 내고, 그 기간동안 8명의 여자가 들어갔으나 모두 다 사라졌다. 그리고 또 새로운 광고가 났고...그 지원자들 중 돈 엘레미리오가 선택한 여자, 사르튀닌...25세의 루브르 미술학교의 보조교사이다. 저렴한 월..

북리뷰/문학반 2020.09.30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1960년대의 런던.해리엇과 데이비드는 직장파티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둘 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는 어울리지 않는, 보수적이고 답답한 인물들. 그러나 무엇도 짝이 있다고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게 되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가정에 대한 가치관, 무엇보다 아이는 많이!!!그래서 원하게 된 집이 그들의 소득으로는 어림도 없는 큰 집(빅토리아풍 대저택)이었고, 결국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시작을 한다. 그리고 그 대저택에 꽉꽉 채울 아이들을 계획도 없이 낳게 되는데...다섯째 아이를 갖고, 낳게 되면서...이 집의 분위기는 달라진다. 평범하지 않은 다섯째 아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과연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등장하는 어떤 인물에도 공감하지 못하면서 동시에 비..

북리뷰/문학반 2020.09.29

조지 오웰 <1984>

"자유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면, 남들이 듣기 싫어하는 소리를 그들에게 할 권리일 것이다." 이 말은 조지오웰이 의 미발표 서문에 썼던 표현이다. 정말 이 남자다운 표현이다. 에릭 아서 블레어가 본명인 조지 오웰은 명문 이튼스쿨에 장학생으로 들어가게 되나, 당시 제국주의자를 양성하는 풍조로 되어있던 학교에 염증을 느끼고 학업에 소월해진다.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의 올더스 헉슬리가 당시 프랑스어 선생님이었는데, 헉슬리 역시 이 학교의 성향에 적응 못하는 선생님이었다고 한다. 이런 서로를 알아보았다면 어땠을까?) 조지 오웰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버마의 경찰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한다는 것에 가책을 느낀 작가는 자신에게 보장된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빈민의 삶을 ..

북리뷰/문학반 2020.09.28

곽상준(증시각도기) <투자의 태도>

신한금융투자 본점 영업부 부지점장으로 있는 저자는 유튜브에서 "증시각도기TV"운영자로 활동중이다. 우연히 듣게 된 유튜브 채널은 아주 신선하게도, 일반적인 주식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어느 기업에 새로 업그레이드된 신기술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다. 왜 이 기술이 도입되고, 어떻게 기존과 차별화가 되었는지, 그래서 이러한 기술이 향후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식 트레이딩에 대한 기법이 아니라, 이런식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쓴 책이면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다. 무언가 하나라도 얻어가는게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 이 책은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 투자는 공격보다 방어가 먼저 2. 주식은 심리게임이다 3. 성공투자법칙 4. 실전주식투자를 위한 기반 지식 5..

북리뷰/경제반 2020.09.27

존 맥스웰 쿠체 <페테르부르크의 대가>

남아공에서 태어난 네덜란드계 백인이지만, 영어권에서 주로 활동하고, 작품도 영어로 썼기 때문에 이름이 쿠체보다 쿳시(쿠시)라는 영어식 발음으로 쓰인 경우가 많다. (1983)와 (1999)으로 한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다는 전례를 깨고 부커상을 두차례 수상한 남자. 그러나 상업성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수상식에는 나타나지 않았다.2003년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면서, 이런 수상작들이 아닌 쿠체의 첫작품으로 를 선택한 건 바로 도스토예프스키를 그 주인공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책 내용에는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가 혼재되어 있어서, 실존인물이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도 있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속의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에서 표도르의 사생아였던 파벨이 여기서는 도스토예..

북리뷰/문학반 2020.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