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 아는 녀석이 있었다. 대학연합동아리에서 만난 아이.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신의 아들인 관계로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나보다는 5~6살 정도 어렸던듯한데.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다. 어느 날인가. 술 한잔 해요!라는 문자가 왔다. 우리의 공통관심사는 그림, 술, 에스프레소. 만나면 에소 한잔하고, 술 마시면서 그림 얘기하고, 해장으로 또 에소 한잔 하고. 그게 전부 인. 그래도 너무 편하고 좋은. 그런데 결혼을 하고, 또한 나이가 들면서 그런 관계를 갖는다는게, 유지한다는 게 참으로 어렵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공유한다는 것, 함께 즐긴다는 것. 순수한 접근도 힘들고, 쌍방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갖는다는 것도 흔치 않다. 무엇이 변한 것인가. 나이의 문제인가. 시간으로 인해서 쓸데없이 변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