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209

레몬 심리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레몬 심리 레몬 심리는 중국의 대표적인 심리 상담 플랫폼이다. 현재까지 500만 명 이상이 레몬 심리의 문을 두드렸으며 인기에 힘입어 단행본이 시리즈로 출간되었는데, 는 시리즈 가운데 가장 반응이 좋았던 책이다. p. 19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의 기분을 살피고 감정을 나누는 일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모두가 서로의 기분을 알아야 할까? 다른 사람은 당신의 기분을 모르고 지나갈 권리가 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모르고 지나칠 권리가 있다. p. 22~24우리는 흔히 외부 환경과 머릿속 생각이 기분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체력이다. 인간의 신체와 정신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몸 컨디션은 감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신체적..

레오 페루츠 <스웨덴 기사>

레오 페루츠 p. 15이제부터 스웨덴 기사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이것은 1704년 초의 몹시 추운 겨울 날, 농가의 헛간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오폴레에서부터 눈 덮인 슐레지엔 지방을 거쳐 폴란드까지의 오랜 여정을 함께했다. 그리고 1장은 이렇게 시작된다.p. 17 낮 동안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몸을 숨겼던 두 사람은 해가 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은신처를 나와 숲길을 걸었다. 나무가 그리 빽빽한 숲은 아니었다. 그들이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 사람은 장터를 떠돌며 닥치는 대로 훔치다가 붙잡혀 교수형 당하기 직전에 도망친 도둑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탈영병이었다. 도둑은 이름 없는 도둑이었고, 그는 지금 주교의 지옥으로 가는 ..

북리뷰/문학반 2021.01.12

웨인 다이어 <인생의 태도>

웨인 다이어 , Happiness is the way.행복한 이기주의자로 평생 살아보니 알게 된 것들 이 책은 웨인 다이어(1940~2015)가 직접 쓴 책이 아니고, 그의 사후에 그의 강연 중 특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라는 책으로 우리에게는 익숙한 심리학자. 언제나 그가 얘기하고 있는 것들은 참 간단해 보인다. 모든 일이 별것 아닌 듯 여겨진다. 그러나 이 모든 말이 내것이 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담금질이 필요하다. p. 30~31'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은 내가 허락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살면서 누군가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나를 어떻게 대하라고 내가 말하고 있었는지 생각해보세요. 인생에서 벌어지는 어떤 일에든 '탓'을 하지 마세요.그..

콜슨 화이트헤드 <니클의 소년들>

콜슨 화이트헤드 콜슨 화이트헤드는 1969년 미국 맨해튼에서 태어났다. 이미 로 2017 퓰리처상을 수상하고, 2019년에 발표한 이 2020 퓰리처상을 다시 수상하여,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의 더블 수상자가 되었다. 100년의 역사 가운데 두 번 수상한 작가는 부스 타킹턴(1919, 1922), 윌리엄 포크너(1954, 1962), 존 업다이크(1982, 1991) 이렇게 세 명 뿐이었고, 콜슨 화이트헤드가 네 번째이다. 이 소설은 착실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 엘우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가 대학무료강의를 들으러 가는 길에 얻어탄 차량이 절도차량이었고, 그 죄목을 어이없이 뒤집어쓰면서 니클에 가게 된다.그리고 그 곳에서 있었던 일과 그곳을 나오는 이야기, 그리고 뒤이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 짐 크로법(..

북리뷰/문학반 2020.12.30

위화 <허삼관 매혈기>

위화 허삼관은 성안의 생사(生絲)공장에서 누에고치 대주는 일을 하는 노동자이다. 어느 날, 몸이 건강한 사람은 다 피를 판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더욱이 피를 팔고 받는 돈은 반년을 꼬박 일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란다. 이에 허삼관은 방씨와 근룡이와 함께 피를 팔게 된다. p. 32~33"어이 삼관이, 자에 피 팔아 본 돈 어떻게 쓸지 생각해봤나?""아직 안 해봤는데요. 오늘에서야 피땀 흘려 번 돈이 어떤 건지를 안 셈이죠. 제가 공장에서 일해 번 동능 땀으로 번 돈이고, 오늘 번 돈은 피 흘려 번 돈이잖아요. 피 흘려 본 돈을 함부로 쓸 수는 없지요. 반드시 큰일에 써야죠." 큰 일, 허삼관은 여자를 얻어 장가가는데 이 돈을 쓴다.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는 두 명, 한 명은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임분방..

북리뷰/문학반 2020.12.27

모드 쥘리앵 <완벽한 아이>

모드 쥘리앵 책 앞부분에 김영하씨의 추천사가 있다. 그 끝부분에 "그 어떤 출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갇혀 있다고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고 쓰여있다. 난 솔직히 이 책을 누구에게 추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추천하고 싶지 않다. 책중간부터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이 작가의 실화라는데...이 작가는 지금 잘 살고 있다는데...그건 읽는 난 너무 너무힘들다. 내게 일어난 일도 아니고, 내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닌데도 온 몸으로 느껴지는 이 고통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되짚어 보는 게 괜찮았을까, 속에 가둬 두고 살았던 이 마음들을 쏟아부어서 스스로에게는 무언가 위안이 됐을까. 모르겠다. 말 못하는 동물로부터..

북리뷰/문학반 2020.12.24

장기하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 나는 일명 연예인들이 내놓는 책은 읽지 않는다. 일종의 편견과 선입견이 한몫하고 있겠지만, 세상에 읽어야 하고 읽고 싶은 책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그들의 책을 본다는 게 그닥 내키지 않았다. 그런데 장기하씨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의미가 있었다. 처음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를 들었을 때, 노래 부르는 사람을 한참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 저 사람 뭐지? 저 노래는 뭐지? 그 사람의 프로필을 뒤로하고라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조금은 궁금한 인물이었다. 그런데 책이 나왔단다. 읽고 던지더라도 한번 펴보고 싶었다. 소장하지는 않을 것이니 읽고 던지는 것은 맞으나, 한번쯤 대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맞다. p. 26술에 취한다는 건 결국 그냥 좀 멍청해지는 것이다. 그 이상..

북리뷰/문학반 2020.12.21

오라시오 키로가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오라시오 키로가 오라시오 키로가(1878~1937)는 우루과이 소설가이다.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이자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선구자라고 하는데, 사실 난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이름조차 알지 못했던 작가였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정보없이 그냥 제목에 이끌려 일단 읽기 시작했는데, 단편 하나를 읽었을 때는 "뭐 그럴 수 있지." 다시 다른 거 하나를 읽었을 때는 "잘못택했다"였다. 영화도 스릴러나 공포는 잘 보지 않는데, 이 단편들은 뭐라고 할까. 소설속에 표현되는 장면들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 생각이 반복되어 움찔하게 만든다. 그런데 다른 단편 제목들을 보고 그것들의 내용마저 궁금해지게 한다. 내 취향이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15편의 단편과 부록으로 3편을 더 보여주고 있는 이 소설집은 사랑,..

북리뷰/문학반 2020.12.20

키케로의 <의무론>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가끔 너무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이걸 어떻게 표현하고 남겨야 내 느낌을 간직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이 책도 그 중에 하나다. 모든 의견이 나와 같지 않더라도, 시대에 조금 맞지 않더라도, 무엇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보고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준다는 건, 그것 자체로도 충분한 존재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물론 그 이상이지만. 키케로는 기원전 106년에 태어난 사람이다. 지금으로부터 106년 전도 아니고, 무려 기원전에.로마의 유명한 철학자, 산문가, 연설가 그리고 공화정 시대의 대표적인 정치가였다. 고전철학과 역사 및 정치학에 정통했던 그는 법정에서의 웅변으로 정계에 이름을 날렸다. 마리우스로 시작해서 카이사르로 끝나는 40년의 세월 동안 키케로와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을..

이금이 <허구의 삶>

이금이 '경일703'이라는 동창회 밴드에 초대장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동창회밴드라서 대부분 실명을 썼지만, 그 글을 올린 사람은 '여행자'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었고, 그 초대장은 다름 아닌 '부고장'이었다. 추억 한줌씩 가지고 자신의 장례식장에 오라는. 그 글을 쓴 사람은 '허구'였고, 그 글을 여행자라는 닉네임으로 올린 사람은 '지상만'이었다. 물론 그 아이디는 허구의 아이디였고.'경일 703'은 제천의 경일고등학교 7회졸업생으로 3반이었던 친구들의 모임이다. 허구는 2학년 때 서울에서 전학을 왔고, 이름때문에 뻥쟁이라는 별명과 물주를 담당해서 호구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친구였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지상만은 허구의 똘마니로 저장되어 있었다. 부모가 없이 외삼촌 집에서 일을 거들며 살던 상만이는 허구의..

북리뷰/문학반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