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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임) 노희경,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밤 한 자루가 왔다.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한솥을 삶아놓고 껍질을 벗긴다. 이 생각 저 생각 사이로, 예쁜 밤알들이 나온다. 그리고 밤을 좋아했던 누군가도 같이 나온다. 혼자만의 글을 쓰는 공간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비밀일기처럼 아무에게도 내뱉지 못하고 쏟아놓는 글들이 있다. 내가 직접 써놓은 글도 있고, 누군가 나에게 써주거나 보낸 글들도 있다. 잊지 않기 위해서 남겨놓은 글들도 있고, 떠나보내기 싫어 지우지 못한 글들도 있다. 어느 순간 이후로는 잠시 머물다가 빠져나오기만 하고, 더 이상 기록되지 않는 공간. 간간이 들려,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지워나가는 공간. 그렇게 마음을 매듭짓고 다독거리는 그런 곳. 이상하게 이 계절을 더 시리게 만드는 누군가의 글속에 끼워져 있던 노희경 씨의 글. 이 글로..

끄적끄적 2021.11.15

(끄적임) 마음이 으슬으슬...가을타는 여자사람.

작년까지만 해도 이맘때가 되면 자몽, 라임, 레몬, 생강, 대추, 배, 키위 등을 두세 박스씩 사서 하루 종일 앉아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왜 그러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그냥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한 해를 마무리라도 하듯이 그렇게 연례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담을 병들을 사서, 그냥 주위에 의미 없이 나눠주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고맙게도 내게 현타가 왔다.(혹시나, 현타를 정확히 인지 못하는 분들을 위한, 친절한 나열정씨가 되어본다. 현타는 보통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현자타임의 준말로, 여기서 현자는 어질고 총명하여 성인 다음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보통 욕구에서 벗어난 무념무상의 경지에 있는, 해탈의 경지에 오른 느낌이 들 때 쓰는 표현이다. 다른..

끄적끄적 2021.11.12

(끄적임) 농업인의 날 & 빼빼로 데이 그리고 까까 사 먹는 날.

일명 오리지널 빼빼로, 롯데 빼빼로는 1983년에 내가 국민학교 시절에 등장했다. 기존에 다른 과자와는 너무 다르게 생긴, 톡톡 끊어먹는 재미에 인기가 참 많았던 초콜릿 과자였다. 그런데, 이 빼빼로가 롯데의 효자상품으로 등극하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에 다가서면서이다. 부산의 어느 여중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11월 11일이 1이 4개라, "키 크고 날씬해져라라는 의미"로 친구들끼리 주고받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빼빼로의 판매량이 늘어나자, 본사에 보고가 들어갔고, 이를 롯데에서는 본격적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했다.(처음부터 이것조차 마케팅의 시작이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실이 밝혀진다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처음에는 키 크고 날씬해져라의 의미보다, 11월 11은 길쭉길쭉한 빼빼로 같은..

끄적끄적 2021.11.11

(끄적임) 마리모가 떠오르면 행운이?

우리 집에 살고 있는 마리모 5개(?). 작은 아이가 학교에서 골프공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를 받아오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사실 큰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도 한번 받아 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서 어항 위에 작은 통에 넣어두었다가 어디론가 없애버린(?) 기억이 있는터라, 이번에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그냥 아이 책들 앞에 미니컵에 넣어 두었다. 그런데 뭔가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마리모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리모한테 밥이 있었나? 그럼 그동안 우리 집에 있는 건 굶은 건가? 이게 무엇을 먹을 수 있는 존재였나? 정말 순간적으로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녹조류인 식물인데...밥이라니...그런데 이름이 마리모밥이고, 정확히는 마리모 영양제였다. 그럼 그걸 넣어주면 어떤..

끄적끄적 2021.11.07

(영화)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2021) 액션, 스릴러 / 미국, 영국 / 152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21. 10. 20 감독: 리들리 스콧 주연: 맷 데이먼(장 드 카루주 역), 조디 코머(마르그리트 역), 아담 드라이버(자크 르 그리 역), 벤 애플렉(피에르 역)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을 갔다. 이 영화는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영화관에서 꼭 본다고 기다리고 있던 작품이었다. 좋아하는 감독에, 좋아하는 배우라니. 팬으로서 당연히 봐줘야 하는 것이다. 옆지기한테 영화 예매했다고 통보만 하고, 영화 제목은 가르쳐주지도 않았다. 그런데 묻지도 않는다. 가만히 보면, 정말 좋아하는 게 1도 같지 않은 우리 부부는 어쩌다 부부가 되었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시간에 촉박해서 쫓기는 것을 ..

무비리뷰 2021.11.04

(수성구 범어동) 디저트 카페, 스피티코 Spitico

강남 청담사거리 쪽에 있는 스피티코를 가보고 너무나 좋아했었는데, 같은 게 대구에도 있다는 걸 며칠 전에야 알게 되었다. 그것도 집에서 차로 5분 남짓 걸리는 거리라니. 일주일 동안, 작은 아이와 낮에 한 번, 큰아이와 저녁나절에 한 번, 이렇게 두 번을 들렸다. 연이어 갈 계획(?)은 아니었는데, 작은 아이랑 먹은 메뉴사진을 보더니, 큰아이가 자기랑도 그곳에 가야 된다고 해서 오늘 다시 들리게 되었다. 스피티코(spitico)는 그리스어로 수제를 의미한다. 매장에서 직접 만드는 그릭 요거트 전문점이다. 청담에서 먹었던 것은 그릭모모(생 복숭아 하나 통째로 그 안에 그릭요거트가 가득 들어있는 메뉴)였다. 목숭아를 너무 좋아하는 아들이라서, 이 메뉴만 생각하고 갔는데, 지금이 복숭아 철이 아니라는 걸 메뉴..

끄적끄적 2021.11.01

(수성구 범어동 카페) 주택개조카페, 스완네

아침 일찍 옆지기랑 일이 있어 나갔다가, 스완네에 들렸다. 오픈 시간이 몇 시인지 모르고 갔다가, 조금 일찍 도착하는 덕분에 마당을 어슬렁거리며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다. 이곳은 주택을 개조해서 카페로 만든 곳으로, 노키즈존이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나에게는 이런 면에서는 조금은 그닥인 곳이기는 하다. 그래서,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이제야 들리게 되었다. 2층으로 되어 있는 이곳은, 참으로 모든 곳에 신경을 썼구나 싶을 정도로 눈길이 가는 곳이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다른 커플이 먼저 주문을 해서, 우리는 2번. 주문을 하니, 계산서와 함께 이 작은 돌멩이를 준다. 색다른 느낌, 좋았다. 우리가 고른 메뉴는 스콘 팔레트(사진에서 딱봐도 팔레트로 보이는 메뉴, 작은 스콘과 발라서 먹을 수 있..

끄적끄적 2021.10.30

(대구 수성구 브런치 카페) 토스트, 크로플, 피자 그 무엇도 빠지지 않는 맛! 유니크베뉴 Unique Venue

유니크베뉴는 유니크(unique:독특한)와 베뉴(venue:장소)의 합성어로 독특하고 이색적인 브런치카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앉는 자리들이, 한 번쯤은 머무르고 싶을 정도로 느낌이 너무 좋은 곳이다. 에스프레소에서 고소한 맛이 났다. 이곳은 검색상, 다른 커피들이 인기메뉴에 있던데, 일단은 기본 맛을 본다며 에소를 주문했다. 다음에는 커피를 종류대로 마셔 볼 생각이다. 청포도 에이드에는 신선한 청포도들이 꼬지에 꽂혀 있어서 빼먹는 재미가 좋았다. 주메뉴로 시킨 것은 소프트&스위트 프렌치토스트(2조각)이다. 바나나를 반으로 잘라, 그 위에 설탕을 토치로 녹여낸 듯한, 그래서 씹히는 달달함이 있다. 토스트 자체도 식빵을 두껍게 썰어서 만들었고, 굉장히 부드러웠다. 아이들에게 주려고 콤비네이션피자를 포장해..

끄적끄적 2021.10.29

(대구 수성구 범어동) 수플레 팬케이크 맛집, 디저트 카페, 인커먼 In Common

누나하고만 브런치 하러 갔다면서, 자기랑도 꼭 둘이 가야 된다는 아들 녀석 하고 가까운 수플레 카페를 다녀왔다. 수플레 souffle는 프랑스어로 souffler의 과거분사로 부풀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플레를 만들 때, 달걀흰자의 거품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서 팽창하는 원리를 이용한 요리인데, 원래 내가 알고 있던 느낌 하고는 좀 다른 수플레였다. 라메킨 그릇에 직접 반죽을 넣어 오븐에서 부풀리면, 안은 촉촉하지만, 윗부분은 조금 바삭한 느낌이 드는데, 이곳의 수플레는 팬케이크를 부풀려 놓은 것처럼 겉과 안이 모두 부드러웠다. 사실 부드럽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입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생크림을 찍어먹든, 메이플 시럽을 부어먹든, 블루베리 시럽을 찍어먹든, 수플레가 먼저 녹아버려서 무슨..

끄적끄적 2021.10.22

(대구 수성구 범어동) 크림 가득 도넛, 그래니 스미스 베이커리 Granny Smith Bakery

크림이 가득 든 도넛을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아이 픽업 가기 전에 잠시 들렸다. 대로변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되는 곳에 있는데도, 간판이 크지 않아 지나치고도 지나친 줄 모를 뻔했다. 가게는 생각했던 곳보다 아담했다. 테이블이 두 개, 그리고 높이가 높은 테이블에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의자가 3~4개 정도 있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었는데, 지금은 매장에서는 먹을 수 없다고 해서 도넛만 포장했다. 우유 크림이 들어간 것 3개와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간 것 3개를 샀는데, 쿠키는 서비스라면서 넣어주셨다. 아이와 함께 반쪽씩 맛보자며, 하나씩 꺼내서 반으로 잘랐는데, 정말 크림이 한가득이다. 도너츠 부분이 쫀듯한데도 부드러워서, 아무것도 넣지 않은 꽈배기만 만들어도 너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끄적끄적 202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