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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범어동) 베이커리 카페, 아눅베이커스 Anook Bakers

범어동 그랜드호텔 맞은편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아눅베이커스. 범어 롯데캐슬과 궁전맨션 사잇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왼쪽에 팔만대장경(아이가 사진을 보더니 웃으면서 말한 것)을 연상시키는 건물이 보인다. 건물 앞과 옆에 4~5대 정도의 주차공간이 있고, 주위에 주차할 수 있는 공간들이 조금 더 있다. 그냥 정면에서 바라보면 도대체 어디가 입구인가 싶을 정도로 문이 구별되지 않는다. 가까이 가면, 노란 동그라미 부분에, 친절하게 "미세요"가 보인다. 바깥에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데, 사람들이 앉아있어서 사진에 담지는 못했다. 정적인 느낌의 외부와는 다르게, 안에는 거의 한두 테이블을 제외하고 사람들이 가득해서, 다른 세상으로 이동한 느낌이 들었다. 집에 가져갈 빵들을 포장하고, 에스프레소 한잔을 매장..

끄적끄적 2021.10.19

(끄적임) 공깃돌을 보는 시각

어제 큰 아이가 학교에서 공깃돌이 필요하다고 해서 문구점에 들렸다. 공깃돌 있냐는 질문에 몇 통이 필요하냐는 질문이 되돌아온다. 작은 아이도 집에서 놀면 되니까, 두통을 달라고 했다. 문구점에 가기 전에는 공깃돌 5개에 500원이나 할까, 그런 생각으로 동전지갑을 들고 갔는데, 얼마냐고 하니, 2000원이란다. 생각보다 비싸다는 생각을 하며 받아서 나왔다. 주머니에 넣기 전에 통을 보니, 이건 다섯 개도 아니고, 열 개도 아니고. 여덟 개였다. 뭐지, 이 어중간한 개수는? 무언가 못마땅했다. 공깃돌은 다섯 개로 가지고 노는 건데, 이런 개수가 들어있으면 한 세트는 되지만 두 세트는 되지 않아서, 결국 두 통을 사야 두 세트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난 이런 사소한 것에 마음이 상한다. 언짢아진다. 특히,..

끄적끄적 2021.10.19

(대구 수성구 브런치) 브런치 카페, 레코마인드, Late-Check-Out with NEVER MIND

집 근처의 브런치카페를 검색하다 보니,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괜찮아 보이는 곳이 있었다. 2주 연속 주말에 노느라고(^^) 쉬지 못한 옆지기는 오늘 아침은 좀 쉬고 싶다고 해서, 작은 아이와 함께 아침을 차려주고, 딸아이와 단둘이 카페를 찾아갔다. 간판을 보면, 엘코마인드가 맞을 듯한데... 이름은 레코마인드이다. 사진 찍을 때는 햇빛 때문에 대충 찍고 들어간다고 몰랐는데, 집에 와서 포스팅한다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아마 사진 찍을 때 스펠링을 먼저 봤으면, 카운터에서 한번 물어봤을 텐데 말이다. 겉에서 보는 느낌과 다르게, 안에는 무척 아늑했다. 그렇게 큰 공간이 아니라는 것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톤이 한몫하는 분위기였다. 오픈이 10시 30분인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0시 40분 정도. 그..

끄적끄적 2021.10.17

(끄적임) 네 이름이 모과니?

얼마 전 모과를 예약했다가 배송을 받았는데, 상자를 열어보고 순간 이게 뭐지 싶었다. 내가 알던 모과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조금은 타원형에, 약간은 노란빛이 돌고, 약간은 미끈거릴듯한 느낌의 그런 모과가 아닌 것이다. 이건 마치 특대 메리골드보다 크면서, 흡사 나주배를 연상시키는 모양이었다. 처음 보는 이 모습에 모과 예약한 곳에 문자를 넣었다. "이게 모과가 맞나요??? 제가 아는 모과랑 다르게 생겨서요..." 답문 대신 바로 전화가 왔다. 모과 맞으며(웃으시면서), 처음에 수확한 특대 크기의 것들이고, 보통 마트나 시장에서 보는 모과는 시일이 좀 경과해서 따는 거라고. 일단 술이나 청을 만들어 보면 얼마나 맛있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거라는, 아주 확신에 찬 음성이었다. 일단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

끄적끄적 2021.10.15

[책] 구병모 <바늘과 가죽의 시詩>

구병모 이 소설은 그림 형제의 을 모티브로 한다. 가난한 구두장이 부부의 집에서 밤마다 그들을 위해서 구두 만드는 것을 도와주던 존재들은, 조금씩 형편이 나아지는 구두장이 부부의 삶을 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구두장이는 길드에 정식으로 가입된 기쁨으로 그 존재들에게 옷과 구두를 선물로 작업대 위에 놔두게 되는데, 그 존재들은 그 선물이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지만, 옷을 나눠 입고 신발을 나눠신더니, 바늘을 내려놓고 노래 부르며 구두장이 부부의 집을 떠난다. 수제구두 공방을 하며 살고 있는 안이라는 남자가 있다. 모든 공정을 혼자 처리하는 관계로 수제화 한 켤레를 만드는데 한 달 이상이 걸려서, 분기별로 공방교실을 열어서 경제적인 부분을 충당하고 있다. 구두 관련 블로그가 있기는 하지만, 글도 얼마 있지..

북리뷰/문학반 2021.10.14

(동대구역 맛집) 브라우니와 쿠키, 유니드베이크

대구 신세계백화점 맞은편 골목 안에 위치하고 있는 유니드베이크. 골목안이라고 해도 위치는 굉장히 찾기 쉬운 곳에 있다. 쿠키가 맛있다고 해서 들렸는데, 처음에는 외관에서 좀 당황을 했던 것 같다. 아니 조금 실망스러웠다는 표현이 적절할지도 모른다. 요즘 워낙 맛집들이 이쁘거나 개성 있는 곳들이 많아서, 너무나 심플해 보이는, 어쩌면 뭔가 심심해 보이는 이곳이 낯설었다. 일단 쿠키 중에(브라우니는 다음에 한번 도전?을) 맛있어 보이는 것을 담아왔다. 집에 와서 보니, 박스 옆에 오늘 날짜가 찍힌 명함식 메모가 들어있었다. 사진 속의 쿠키 크기는 작아 보이는데, 실제 크기는 8~10cm 정도의 지름의 굉장히 두툼한 쿠키이다. 사실 매장에서는 별 감흥 없이 골라서 데려온 거 같은데, 집에 와서 접시에 내려놓자..

끄적끄적 2021.10.14

(대구 동성로 카페) 티클래스 T Class

교보문고 대구점에서 5분 정도 거리에, 2. 28 공원을 마주하고 있는 카페. 티 클래스(T Class) 카페를 다녀왔다. 크레이프 케이크가 맛있다고 해서, 아이랑 교보문고에 가기 전에 오픈 시간(10시)에 맞춰서 갔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원래 이 시간에는 여유로운 건지 다행히 사람이 없었다. 우리가 들어가고 나서 사진을 한바탕 찍고 난 이후에야,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2~3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카페는 곳곳에 주인장의 섬세함이 보이는 곳이었다. 일관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게 딱히 눈에 거슬리지도 않는 자연스러움. 3층에는 아주 큰 흡연실이 따로 있었는데, 처음 멀리서 봤을 때는 미팅룸인지 알았다. 90년대 후반이후로 이런 흡연장소가 있는 카페는 처음 보는 거 같다. 왠지 오래전 그때..

끄적끄적 2021.10.13

[책] 앤절린 밀러 <나는 내가 좋은 엄마인 줄 알았습니다> , 인에이블러 Enabler

앤절린 밀러 사랑한다면서 망치는 사람 - 인에이블러의 고백 인에이블러 Enabler 상대를 도와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들면서 스스로는 자존감을 높이고, 상대의 독립을 막는 사람 p. 23 마침내 내가 조장하는 아내, 즉 '인에이블러'임을 인식하게 되자, 나의 조장 행위가 남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란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 버릇은 다른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스며들었고, 특히 내 아이들을 조장하고 있었다. 조장한다는 것은 내 예상보다 훨씬 흔한 일이고, 중독성 물질을 남용하는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p. 31 나는 그들의 삶에 포함된 거친 부분을 매끄럽게 다듬으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했다. 왜 그랬을까? 인에이블러였기 때문이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

(이중섭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원화 12점

이건희 컬렉션 이중섭 특별전(2021. 09. 05~ 2022. 03. 06)이 있다고 해서, 다시 한번 이중섭미술관에 들렸다. 미술관까지 올라가는 길은 그리 길지 않지만, 언제 걸어도 참 느낌 좋은 곳이다.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그림이 있었을 때에는 입장료가 있었는데, 지금 이건희컬렉션은 입장료가 없었다. 단 한 시간에 30명씩 인원 제한을 두고 있어서, 미리 인터넷으로 방문시간을 사전예약해야 한다. 그 시간대에 인원이 다 차지 않는다면, 현장에서 바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내가 간 날이 연휴를 끼고 있어서였는지 거의 모든 시간대가 마감상태였다. (검색창에서 이중섭미술관이라고 치고, 표시한 곳으로 들어가면 사전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로 바로 이동한다) 이곳에 갈 때는 큰 기대는 하지 말고 가야 한다. 단..

끄적끄적 2021.10.12

(제주 성산일출봉) 제주 금박돈; 연탄불 돼지고기 구이집 (2021. 10. 03)

성산일출봉을 내려와서 점심으로 흑돼지구이를 선택했다. 제주로 가기전부터 은 한번 들려보겠다고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성산일출봉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바로 식당이 보여서, 점심은 다른 걸 고를 이유가 전혀 없었다. 식당 옆에 주차를 해놓고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였는지, 이 더운 낮(이 날 점심무렵의 기온은 29도였다, 햇빛이 장렬하는)에 고기먹는 사람이 없는 탓인지, 어색한 커플 한쌍만 보이고 가게는 조용했다. 주인아저씨가 고기는 직접 구워서 먹기 좋게 썰어주셨는데, 목살부위는 우리 테이블에서 바로 구워주시고, 오겹살은 옆테이블에서 구워서 옮겨주셨다.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해주신건지, 원래 그렇게 해주는건지는 모르겠다. 고기는 정말 맛이 너무 좋았다. 옆지기랑 역시 선택을 잘했다며 서로 ..

끄적끄적 2021.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