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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듯 너를 본다] 나태주 시인의 인터넷 시집, 한 사람 건너

나태주 시집 2015 p. 26 한 사람 건너 한 사람 건너 한 사람 다시 한 사람 건너 또 한 사람 애기 보듯 너를 본다 찡그린 이마 앙다문 입술 무슨 마음 불편한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 꽃을 보듯 너를 본다. p. 37 너를 두고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p. 46 꽃 1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 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 번만 용서를 받자 그래서 봄이다. p. 72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

북리뷰/문학반 2021.12.27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시인의 산문집, 그만 쓰자 끝.

최승자 이 책은 1989년 출간되었던 첫 판본(1976년부터 1989년까지의 기록)에, 1995년부터 2013년까지의 기록을 추가하여 2021 올해 다시 출간된 최승자 시인의 산문집이다. 책에는 옮겨 적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일부만 옮기면 글이 깨져서 의미가 없는. 만약 글을 쓴다면 쓸 수 있다면, 이분처럼 이렇게 쓰고 싶다. p. 14~15 중에서. 때로 한 10년쯤 누워 있고만 싶어질 때가 있다. 모든 생각도 보류하고 쉽게 꿈꾸는 죄도 벗어버리고 깊이깊이 한 시대를 잠들었으면. 그러나 언젠가 깨어나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의 황량함, 아아 너무 늦게 깨어났구나 하는 막심한 후회감이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결국 그 거대한 타의의 보이지 않는 폭력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인간답게 ..

북리뷰/문학반 2021.12.27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새로운 산문집, [계절 산문],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박준 산문집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일은 잘 없는데, 유일하게 두 번 정주행한 우리나라 드라마가 있다. 바로 라는 드라마이다. 캐릭터와 잘 맞는 캐스팅, 그리고 엮어 내는 과정, 중간중간 작가가 전하고 싶어 하는 말들이 무언가 좋았다. 물론 어색하거나 쌩뚱맞은 부분이 어느 정도 있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그 정도는 눈감아줄 만했다. (정주행이라는 의미를 잠시 언급하고 가자면, 사전적으로는 연재되는 글이나 만화 또는 드라마나 영화의 시리즈물 따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정확히 나는 정주행레이서에 속한다. 정주행 레이서는 시리즈물을 1편부터 마지막 편까지 몰아보는 '정주행'과 경주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레이서'의 합성어로, 일정한 주기로 연재될 때마다 보는 것이 아니라, 시리즈를 통째로 ..

북리뷰/문학반 2021.12.27

[마리모] 마리모 떠오름, 마리모 키우기

올해 11월에 마리모가 처음 떠오른 것을 보고, 신이 나서 포스팅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물만 갈아주면(보통 저녁에 갈아주는데) 다음날 점심때쯤 돼서 마리모들이 둥둥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히려 뜨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처음 한두 번은 정말 행운이 몰려오나 싶을 정도로 신기해서, 뜰 때마다 그 앞에 손을 모으고, 마치 달을 향해 빌듯이 속으로 소원을 빌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물을 갈아줄 때마다 떠오르니, 뭐 '오늘도 떴구나' 싶은 것이다. 그동안 소원 빌었던 게 우습기도 애처롭기도 하게 말이다. 그런데, 똑같이 물을 갈아주는데도 옆에 있는 큰 마리모는 떠오르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오늘 시험을 해봤다. 결과는 내일 오전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원래 큰마리모가 있던 작..

끄적끄적 2021.12.26

[WEALTHINKING 웰씽킹] 켈리 델리 창립자, 켈리 최

켈리델리 창립자 & 회장, 켈리 최 웰씽킹(Wealthinking)은 부(Wealth)와 생각(Thinking)을 합성해 놓은 단어이다. 켈리 최는 유튜브의 자신의 채널에서 wealthinking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welth는 부를 의미하고, thinking은 생각이다. 즉, 풍요의 생각을 말하는데, 부자는 열매고, 모든 열매에는 원인이 있으며, 부자라는 열매의 원인은 생각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부터 시작해서 부자가 되는 테크닉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켈리 최의 책에서 남기고 싶은 문장 P. 55, 57 내가 프랑스에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깨달은 지혜는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안 할지를 고민하는 편이 더 이롭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나는 만족할 수준의 부를 이루..

북리뷰/경제반 2021.12.21

(끄적임) 여행 취소

작은 아이가 3살 이후, 비행기를 타도 되겠구나 싶은 때부터 겨울이 되면 우리 가족은 유럽을 향했다. 1년에 쓸 수 있는 휴가를 아껴두었다가 떠나고 싶은 계절에 별커다란 계획도 없이 "갈까?", "가자" 이게 전부였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거의 2년을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못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낸 게 올 10월에 제주도행이었다. 막상 다녀보니, 뭐 다니는 게 별거인가 싶었다. 왜 2년 동안 몸을 사리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가 다녀온 지 한 달도 안돼서 우리는 다시 제주도를 가자고 항공권과 숙소를 예약했다. 겨울 제주도의 동백에 빠져보자며 말이다. 그런데, 최근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옆지기의 고민이 늘어났다. 하루에 한 번, 나에게 가도 될까를 물어본다. 아놔...

끄적끄적 2021.12.20

[책] 김용택 시인,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드라마 도깨비

김용택 시인의 는 김용택 시인이 직접 써보며 '독자들도 꼭 한번 필사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선한 91편의 시'와 독자들이 뽑은 '써보고 싶은 김용택 시인의 시 10편', 총 101편의 시가 실려 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시집의 일부가 거론되며 꽤나 이목이 집중되었던 시집인 걸로 아는데, 드라마 도깨비를 본 적이 없어서 어떤 식으로 인용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필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리 내어 한번쯤 읽어보고 싶은 시들은 맞다. 의 후속작으로 나온 는 91편의 시와 함께 김용택 시인의 짧은 글들과 질문이 같이 쓰여있다. 두 시집 모두 한쪽의 여백을 통하여, 독자로 하여금 직접 써보게 하는 "감성치유 라이팅 북"이다. 김용택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p. 16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

북리뷰/문학반 2021.12.20

(끄적임) 2021년 12월의 도서목록

책을 고르는 데에는 특별한 기준도 없고, 읽는 순서 또한 구입한 순서대로도 아니다. 먼저 읽기 시작했다고 해서 먼저 끝나지도 않는다. 이번달의 책들은 유난히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포스팅을 써야 되는데, 생각이 많아지니 단어들이 떠다닌다. 올해가 가기 전에 집에 도착할 책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겠지만, 올해는 여기까지만 마무리 하자. 이번달의 킹왕짱은 스티븐 킹이다. 쇼생크탈출 영화만 6번을 연속으로 봤다. 책도 한글판에 모자라, 영문판까지 보았다. 아직도 더 보고 싶은데......일단 책들을 마무리하고 다시 봐야겠다. 1. 박노해 2. 고미숙 3. 조너선 프랜즌 4. 에밀 졸라 5. 치고지에 오비오마 6.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7. 오건영 8. 아라빈드 아디가 9. 김언호 10. 찰리 티안 11...

끄적끄적 2021.12.16

[책] 최영미 시인의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94년도에 최영미 시인의 를 보면서, '시'라는 존재가 멋있을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했었다. 같은 책을 열 권이 넘게 산 것도 내게는 유일할 것이다. 좋아하는 친구들에게는 한 권씩 권냈으니. 마치 내가 쓰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손때 묻은 초판본은 어디로 간 건지. 개정판을 또다시 사서 본다. 최영미 시인의 표현대로 투명한 것이 나를 취하게 하던 그런 시기에, 난 그녀의 시들이 너무 좋았다. 세월이 흘러도, 계속 보아도, 좋은 걸 보니, 그때의 내 안목도 나쁘지 않았나보다. 아니면 시들이 너무나 내 스타일이든지. 생각 같아서는, 마음 같아서는 모조리 다 옮겨 써놓고 싶다. 그러면 안 되겠지. 차라리 시집을 다시 돌릴까. p. 10~11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북리뷰/문학반 2021.12.15

[책] 박노해 <걷는 독서>

박노해 책 서두에는 7페이지에 달하는 서문이 있다. 본문의 글도 좋았지만, 서문을 읽으면서 왜 이렇게 스스로 부끄러웠는지 모르겠다. 서문 중에서. 내 인생의 풍경을 단 한 장에 새긴다면 '걷는 독서'를 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돌아보니 그랬다. 가난과 노동과 고난으로 점철된내 인생길에서 그래도 나를 키우고 나를 지키고 나를 밀어 올린 것은 '걷는 독서'였다. 어쩌면 모든 것을 빼앗긴 내 인생에서 그 누구도 빼앗지 못한 나만의 자유였고 나만의 향연이었다. 어느덧 내 생의 날들에 가을이 오고 흰 여백의 인생 노트도 점점 얇아지고 있다. 만년필에 담아 쓰는 잉크는 갈수록 피처럼 진해지기만 해서, 아껴 써야만 하는 남은 생의 백지를 묵연히 바라본다. 그리하여 날마다 계속되는 나의 반성은 이것이다. ..